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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에겐 진정한 스승이 있습니까? 스승의 날 생각나는 영화

by KOCCA 2014. 5. 14.


‘스승의 은혜는 하늘같아서 우러러 볼수록 높아만지네. 참되거라 바르거라 가르쳐주신 스승의 마음의 어버이시다. 아아 고마워라 스승의 사랑 아아 보답하리 스승의 은혜.’ 오랫동안 부르지 않아도 기억 속에서 흘러나와 저절로 따라 부르게 되는 이 노래. 바로 스승의 날 노래입니다.


매일같이 등교하여 공부에 매진해야 했던 학창 시절, 가끔은 갑갑하고 지루한 수업을 벗어나 선생님이 해주시는 재미있는 이야기로 친구들과 함께 울고 웃었던 시간들. 때론 어린 마음에 우리를 나무라시는 선생님이 원망스러울 때도 있었지만, 흔들리는 사춘기의 우리에게 애정어린 가르침을 주고 바른길로 이끌어주시던 우리의 선생님. 누구에게나 교실에 남겨둔 추억 속 한켠에 ‘선생님’이 자리 잡고 있을 것입니다.

 

이러한 선생님은 영화의 주인공으로도 자주 등장하곤 하는데요. 지금부터 영화 속 평범하지만 특별한 선생님과 제자의 만남을 소개해볼까 합니다. 



 

▲사진 1  영화 <완득이> 포스터


 

외소증을 앓고 있는 장애인 아버지에 언어장애를 가진 삼촌까지. 불우한 가정환경에 특기라곤 주먹질이 전부인 문제아 완득이가 있습니다. 하지만 완득이 인생에 최대 고민이자 적수는 바로 옆집 옥탑방에 살며 사사건건 자신의 일에 간섭하는 담임선생 동주입니다. 완득이를 향한 동주의 무한 관심은 한시도 그를 가만히 내버려 두지 않습니다. 입만 열면 막말에 숨기고 싶은 가족사와 사생활까지 모두 폭로하는 탓에 완득이는 늘 교회에서 이렇게 기도합니다. “제발 똥주 좀 죽여주세요!”


동주의 넘치는 오지랖은 급기야 완득이도 몰랐던 그의 숨은 가정사까지 파헤치고 나서게 됩니다. 17년 만에 뒤늦게 나타난 어머니. 그것도 필리핀 사람이라는 어머니의 존재가 완득이를 혼란스럽게 합니다. 하지만 끈질기게 어머니와의 만남을 주선하는 동주. 어머니를 통해 난생처음 따뜻한 사랑을 느낀 완득이는 동주를 향해 그리고 세상을 향해 서서히 마음의 문을 열기 시작합니다.


한편 그 무렵 완득이에게는 새로운 꿈이 하나 생기게 됩니다. 주먹질밖에 모르던 완득이는 킥복싱이라는 목표를 통해 좀 더 성숙하고 단단해져 갑니다. 그리고 그런 완득이가 꿈을 키워나갈 수 있도록 도와주며 그저 묵묵히 응원을 하는 것 역시 동주였습니다. 동주는 그렇게 어둠 속에 갇혀 있던 완득이를 세상 밖으로 끌어내게 됩니다.




▲사진 2,3  <완득이>의 두 주인공



<완득이>는 10대 아이들의 마음을 솔직 담백하게 그려낸 소설을 원작으로 한 영화입니다. 어설픈 반항아 완득이의 좌충우돌 성장기. 세상과 소통하는 방법을 몰라 방황했던 완득이는 동주의 끈질긴 관심을 통해 자신을 둘러싼 껍질을 깨고 세상으로 나오게 됩니다.


고등학생인 완득이에게 집에 찾아와 술을 권하기도 하고, 학교에서 수급 받은 햇반마저 탈취하는 어찌 보면 괴짜 선생 같기도 한 동주. 하지만 그는 누구보다 완득이를 진심으로 생각하는 따뜻한 마음을 가진 사람이었습니다. 그리고 그가 완득이에게 가르친 건 딱딱한 공부가 아닌, 세상 밖으로 나와 당당하게 함께 걷는 법이었습니다.


완득이와 동주는 그렇게 단순한 사제 지간을 뛰어넘어 서로에게 없어서는 안 될 소중한 인생의 멘토와 멘티의 관계를 맺게 됩니다. 그들의 멘토링은 거칠고 투박하지만, 옥신각신 함께 성장해 나가는 모습을 보며 우리에게 ‘나에게도 저런 사람이 있었으면’하는 생각이 들게 합니다.




▲사진 4  영화 <파파로티> 포스터



시골의 한 예술고등학교 음악선생인 상진은 어느 날 교장선생님으로부터 다른 학교에서 전학 온 문제아를 가르치라는 미션을 부여받게 됩니다. 천재적인 노래 실력을 가졌으나, 키워준 할머니가 돌아가시고 일찍이 주먹 세계로 뛰어든 건달 장호. ‘선생님’보다 ‘형님’이라는 말이 익숙하고 밤에는 업소를 운영하며 건달들과 싸움질을 일삼는, 도무지 학생의 모습이라곤 찾아볼 수 없는 장호가 못마땅한 상진은 그에게 노래할 기회조차 주지 않습니다.



허구한 날 사고를 치는 장호때문에 경찰서 호출까지 받은 상진은 자신의 노래를 들어달라는 장호를 대놓고 무시합니다. 그러한 상진의 태도에 발끈하는 장호. “쌤요. 내 똥 아입니더!” 



▲사진 5  <파파로티> 속 한 장면



장호의 노래를 듣게 된 상진은 그의 타고난 재능을 발견하게 됩니다. 성악에 대한 열정을 가지고 꿈을 포기하지 않는 장호를 보며 상진은 젊은 시절 자신의 모습을 떠올리고, 자신이 못다 이룬 꿈을 장호가 대신 이루어주길 바라며 그를 음악가로 성장시키기 위해 발벗고 나섭니다.


상진은 음악보단 주먹과 가깝게 살아온 그를 사람답게 만들기 위해 노력합니다. 때리고 야단치고 윽박지르며 장호를 노래하는 건달이 아닌 사람다운 음악가로 키워나갑니다. 하지만 들어가긴 쉬워도 나오긴 어렵다는 조직의 세계에 자리 잡고 있는 장호를 꺼내오는 것은 어려운 일이었습니다. 장호를 놓아주고 손목은 피아노를 계속 쳐야하니 발목을 잘라가도 된다는 상진과 노래를 하지 못하면 지금 죽어도 좋다는 장호의 사무친 진심에 보스는 결국 장호를 조직에서 내보내기로 결정합니다.


마지막까지 자신을 가로막았던 어두운 그림자를 걷어내고 꿈의 무대에 오르게 된 장호. 그리고 그가 검은 양복을 벗고 턱시도를 입기까지 든든한 버팀목이 되어준 성진. 그들이 만들어낸 놀랍고도 멋진 앙상블은 보는 이들에게 가슴 뭉클한 감동을 전해줍니다. “내가 가는 길이 험하고 멀지라도 그대 함께 간다면 좋겠네”라는 가사가 담긴 노래를 함께 부르는 둘의 모습이 한없이 부럽기만 합니다.





▲사진 6  영화 <선생 김봉두> 포스터



앞서 소개했던 두 영화에서는 문제 학생이 등장했다면, 여기 촌지만 밝히는 불량 선생 김봉두가 있습니다. 서울의 잘나가는 초등학교 선생인 김봉두는 밤새 술을 마시고 다음날 학교에 매번 지각을 하는가 하면 학부모들에게 각종 돈봉투를 적극 권장 하는 것은 물론, 봉투를 가져오지 않은 학생을 괴롭히기도 합니다. 이러한 그의 행실이 덜미가 잡혀 결국 김봉두는 오지의 시골분교로 발령을 받게 됩니다.


마을에서는 잔치를 열며 그를 환영하지만 새벽부터 닭이 울어 잠을 깨워 대고, 외길에 차를 몰고 나가면 먼지 때문에 앞도 안 보이는 오지 산골마을이 김봉두는 마음에 들 리가 없습니다. 게다가 전교생은 고작 다섯 명, 코묻은 얼굴로 자신을 졸졸 따라다니는 아이들과 돈봉투는커녕 줄줄이 채소와 과일 등만 가져다 나르는 마을 사람들의 모습이 그를 더욱 심란하게 합니다.


하루빨리 서울로 돌아갈 궁리만 하며 매일 같이 수업을 자습시간으로 떼우는 김봉두. 그렇게 머리를 굴리던 김봉두는 전교생을 모두 서울로 전학 보내고, 학교를 폐교할 계획을 세웁니다. 아이들에게 ‘서울은 좋은 곳’이라며 반복적으로 세뇌를 시키고, 부모들의 마음을 돌리기 위해 고군분투합니다. 하지만 김봉두의 의도와는 달리 오히려 마을 사람들과 교육청에서는 그를 훌륭한 선생님으로 평가하고, 아이들은 선생님의 시꺼먼 속도 모른 채 그저 선생님을 좋아하며 따릅니다. 그렇게 무늬만 선생인 김봉두에게 순수한 아이들은 이렇게 말합니다. “저희는 김봉두 선생님이 세상에서 제일로 좋아요. 선생님 사랑해요!”



▲사진 7  <선생 김봉두>의 마지막 장면



아무런 때도 묻지 않은, 티없이 맑고 깨끗한 아이들을 보며 김봉두의 오염된 마음도 차츰 변해갑니다. 유난히 자신을 잘 따르던 5학년 송석이가 학교를 결석해가며 직접 벌어온 돈을 자신에게 내밀자, 김봉두는 철없던 과거의 자신을 뉘우치고 반성하게 됩니다. 그는 아이들 앞에서 돈봉투를 찢어버리며 이런 것은 이제 필요 없다고 선언하고, 아이들과 같은 깨끗한 마음으로 교단에 설 것을 다짐하며 진정한 교사로 거듭납니다.


아이들은 선생으로부터, 선생은 아이들로부터 배워간다는 것을 여실히 보여주는 영화 <선생 김봉두>. 학교는 다섯 아이들의 졸업을 끝으로 결국 폐교가 되고, 김봉두는 떠나지만 모두가 해맑게 웃고 있는 마지막 단체 사진이 우리에게 포근함을 느끼게 합니다.


‘스승의 그림자도 밟지 마라’는 말은 아주 옛말이 되어버렸지만, 이 땅의 모든 선생님들이 사랑과 열정으로 아이들에게 올바른 가르침을 주는, 존경받는 인생의 지도자가 되어주길 바랍니다.


당신에겐 스승의 날 아련하게 생각나는 그리운 선생님이 있나요?



ⓒ 사진 및 출처

- 사진 1,2,3 유비유필름 제공

- 사진 4,5 KM컬처 제공

- 사진 6,7 (주)좋은영화 제공